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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engineering
November 20, 2025

동방프로젝트 오케스트라-Invitation from Gensokyo 2025 ~ Midnight Concerto

SK

Sean Kim

Music Producer

동방프로젝트 오케스트라-Invitation from Gensokyo 2025 ~ Midnight Concerto

Invitation from Gensokyo 2025 - Midnight Concerto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동방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콘서트의 FOH 믹싱과 라이브 레코딩을 담당했습니다. 하루 두 번의 공연, 낮과 밤으로 나뉜 환상향의 시간대를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구현한 140분간의 여정이었습니다.

환상향에서 온 초대장

동방 프로젝트는 단순한 게임 음악이 아닙니다. 지난 20여 년간 전 세계 팬덤이 직접 만들어온 2차 창작 생태계의 중심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음악 세계죠. ZUN의 원곡들이 가진 독특한 멜로디와 정서는 수천 개의 어레인지로 재탄생했고, 이번 공연은 그 음악들을 70인조 심포니 오케스트라라는 형식으로 다시 해석하는 시도였습니다.

'Midnight Concerto'라는 부제처럼, 이번 공연의 핵심은 시간의 흐름이었습니다.

오후 2시 공연은 '동방췌몽상'의 낮 시간대 BGM으로, 저녁 7시 공연은 밤 시간대 BGM으로 구성되어, 관객들은 현실의 시간과 동기화된 환상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챕터: KBS홀, 두 개의 세계를 담다

여의도 KBS홀은 1,003석 규모의 클래식 공연장입니다. 높은 천장고와 적절한 잔향 특성,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편성에 최적화된 음향 설계를 가진 이곳에서, 저는 한 가지 도전과 마주했습니다.

👉 하루에 두 번, 각기 다른 정서를 가진 공연을 같은 음향 시스템으로 구현해야 한다.

오후 2시, 낮의 환상향은 밝고 경쾌해야 했습니다. '프레인 에이지아'와 '소녀기상곡' 같은 곡들이 가진 활기와 희망을 부각시키기 위해, 저는 스트링 섹션의 고역 투명도를 높이고, 목관의 존재감을 조금 더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저녁 7시, 밤의 환상향은 깊고 극적이어야 했습니다. '쇄월'과 '달까지 닿아라, 불사의 연기'가 가진 신비로움과 긴장감을 살리기 위해 저역의 밀도를 높이고, 피아노 협주곡 편성의 2부에서는 솔로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와 대화하듯 공간 속에서 부유하도록 믹스를 조율했습니다.

두 번째 챕터: 라이브 사운드, 균형의 예술

FOH 시스템은 Yamaha DM7을 메인으로, Yamaha DM7C를 보조 믹싱에 활용했습니다. 70인조 오케스트라, 피아노 솔로이스트, 그리고 무대 전면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까지—모든 요소가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되어야 했습니다.

중요한 원칙 하나를 세웠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자연스러운 다이내믹을 절대 훼손하지 않는다.

클래식 편성에서 컴프레션은 독입니다. 저는 스트링 섹션의 ppp에서 fff로 치솟는 그 순간, 금관이 터지는 클라이막스, 피아노가 혼자 속삭이는 간주—그 모든 순간의 진폭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대신 개별 섹션 간의 밸런싱과 EQ로 명료도를 확보했고, 홀의 자연 리버브와 미묘하게 결합되도록 시스템 타이밍을 정밀하게 조정했습니다.

LED 조명과 영상 연출이 강렬할수록, 사운드는 오히려 더 유기적이어야 했습니다. 시각적 자극이 청각적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저는 홀 전체를 하나의 악기처럼 다루었습니다.

세 번째 챕터: 레코딩, 그 순간을 영원으로

Pro Tools Ultimate에 Live Professor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AVID MTRX와 RME Digiface Dante를 통해 FOH 믹스와는 완전히 독립된 멀티트랙 레코딩 경로를 확보했고, 박병하 엔지니어와 함께 이중 백업 시스템을 운영했습니다.

마이크 선택은 신중했습니다.

  • AKG C414 : Decca Tree
  • Schoeps CMC6 + MK4: 스트링, 목관, 퍼커션 섹션
  • DPA 4011: AB, Spot Mic
  • DPA 4099: 피아노

저는 레코딩에서 "완벽함"보다 "정직함"을 택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는 작은 불균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70명의 연주자가 같은 호흡으로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라면, 그것은 결점이 아니라 생명력입니다. 저는 악보를 넘기는 소리, 지휘자의 발소리, 관객의 숨죽임—그 모든 것을 기록 속에 남겼습니다.

하이라이트: 두 세계가 만난 순간들

오후 2시 – '소녀기상곡'

스트링이 햇살처럼 밝게 펼쳐지고, 플루트가 새처럼 날아올랐습니다. 관객석에서 조용히 터져 나온 탄성이, 이 곡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지를 증명했습니다.

저녁 7시 – '쇄월'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된 이 곡에서, 솔로 피아니스트와 오케스트라는 마치 달과 밤하늘처럼 서로를 밀고 끌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마지막 화음이 사라지고, 3초간의 정적 후 쏟아진 박수는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앙코르 – '사랑색 마스터 스파크'

모든 관객이 일어서서 환호하던 그 순간,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70명의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낸 폭발적인 에너지는, 동방 프로젝트라는 IP가 단순한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임을 증명했습니다.

크레딧

  • FOH Engineer: Sean Kim
  • Recording Engineers: Sean Kim, 박병하
  • Stage Audio Crew: 김형민 외 5명
  • Music Director / Producer: 김찬영 (아티브 사운드)
  • Conductor: 진솔 (플래직)
  • Orchestra: 플래직 심포니 오케스트라

마무리하며

이 공연은 단순히 "게임 음악 콘서트"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20년 넘게 팬들이 직접 가꿔온 창작 생태계의 한 정점이었고, 낮과 밤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음악으로 체험하는 몰입형 공연 예술이었으며, 70명의 연주자와 천 명의 관객이 함께 만들어낸 살아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녹음 파일을 재생할 때마다, KBS홀의 높은 천장과 따뜻한 잔향, 그리고 '쇄월'의 마지막 피아노 음이 공간 속으로 녹아들던 그 순간을 다시 만납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공연이 가진 가장 큰 힘입니다.

프로젝트명

동방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콘서트

Invitation from Gensokyo 2025 - Midnight Concert

프로젝트 장소

여의도 KBS홀

프로젝트 일시

25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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